건강 / / 2026. 7. 6. 18:08

유럽의 전쟁, 이번엔 총 대신 에어컨이었다 — 45년 만의 폭염이 가른 생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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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

항목내용
사태 2026년 6월 중순~7월, 유럽 전역 기록적 폭염
최고기온 프랑스 피소스 44.3도, 스페인 안두하르 45.1도, 파리 시내 46.5도(체감)
사망자 WHO 집계 1,300명 이상 초과 사망 (프랑스 1,000명 이상, 스페인 1,028명, 벨기에 1,222명)
에어컨 보급률 유럽 평균 약 20% (프랑스 25%, 스페인 50%) ↔ 미국 90%
화제의 제품 중국 메이디(Midea) '포타스플릿(PortaSplit)' 이동식 에어컨, 전월 대비 출하량 2배
이슈 냉방기기 품절·사재기, 미국-프랑스 SNS 설전

냉방 사재기, 마트 앞 오픈런까지

6월 말부터 서유럽 전역에 이른바 '오메가 열돔'이 자리 잡으면서 프랑스, 스페인, 독일, 이탈리아 할 것 없이 40도를 넘나드는 날씨가 이어졌어요.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. 에어컨을 사려는 사람들이 마트 개점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이 벌어졌고, 매대는 순식간에 텅 비어버렸어요.

한 소비자는 마지막 남은 제품 하나를 구하려고 200km를 운전했는데, 그마저도 가격이 이미 100유로(약 17만 원)나 오른 뒤였다고 해요. 선풍기나 이동식 에어컨을 구하는 게 마치 생존 게임처럼 느껴질 정도였다는 반응도 많았어요.

중국산 에어컨이 유럽을 점령한 이유

이번 사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중국산 이동식 에어컨의 급부상이에요. 유럽은 오래된 건물이 많고, 문화재·보존지역은 실외기 설치 자체가 불법인 경우가 많아요. 창문 브래킷에 클립처럼 고정하는 방식이라 별도 공사가 필요 없는 제품들이 이 틈새를 정확히 파고들었어요.

중국 메이디그룹의 '포타스플릿' 시리즈는 6월 말 기준 출하량이 20만 대를 돌파했고,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빠른 속도였어요.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신제품보다 비싸게 팔리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고요. 하이얼, 메이디 등 중국 3개사가 유럽 소매 냉방시장의 32%를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어요.

반전 — 냉방 전쟁 와중에도 사망률은 치솟았다

여기까지만 보면 '에어컨 사재기'가 웃긴 해프닝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, 실제 상황은 훨씬 무거워요. 세계보건기구(WHO)는 이번 폭염으로 유럽에서 1,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어요. 사망자의 85%가 고령층이었고, 프랑스에서만 1,000명 이상, 스페인은 한 달간 1,02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(407명)의 두 배를 넘었어요. 벨기에는 평시 대비 39% 높은 1,222명의 초과 사망이 확인됐고요.

전자 사망 증명서 기반의 초기 집계라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게 각국 보건당국의 설명이에요. 프랑스에서는 폭염을 피해 강이나 호수에 뛰어들었다가 물놀이 사고로 숨진 사람도 6월 한 달간 40명이 넘었어요.

왜 유럽엔 에어컨이 없었을까

유럽 가정의 에어컨 보급률은 평균 20% 수준으로, 프랑스 25%, 스페인 50% 정도예요. 90%에 달하는 미국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죠.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.

  • 기후 자체가 달랐다: 원래 유럽 여름은 평균 최고기온이 32도 정도였고, 습도가 낮아 밤이 되면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었어요.
  • 건물 구조: 영국 주택 6채 중 1채가 1900년 이전 건축물이라 실외기 설치 자체가 까다로워요.
  • 높은 전기요금: 산업용 전기세가 미국보다 2.5배 가까이 비싸요.
  • 환경 정책: 에어컨 실외기가 도심 기온을 2~4도 끌어올린다는 연구 결과 때문에, 스페인은 공공장소 냉방 온도를 27도 이하로 낮추지 못하게 규정하기도 했어요.

미국 vs 프랑스, SNS 설전까지

미국에서는 "매년 겪는 더위도 못 견디냐"는 조롱이 나왔고, 여기에 파리 부시장이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국제적인 설전으로 번지기도 했어요. 기후 변화의 책임을 두고 벌어진 이 논쟁은, 결국 폭염이 더 이상 '남의 나라 이야기'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어요.

정리하며

이번 여름 유럽의 모습은 단순한 이상기후 뉴스를 넘어서요. 에어컨 없이 버텨온 삶의 방식 자체가 기후위기 앞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요. 냉방 전쟁의 승자가 누구든, 정작 이 싸움에서 가장 많은 것을 잃은 건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1,3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이었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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